2020년을 회고하며

Minnie
6 min readDec 31,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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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12월 31일

코로나로 시작해 코로나로 끝나는 이번 해는 유난히 직업적으로도, 개인적으로도 변화가 많았던 해이다. (정말 잊고 싶어도 잊을 수 없는 2020..) 어떤 일들이 있었는지 적어보면서 회고를 하고자 한다.

1. 회사

올해는 이직을 했다. 그것도 어쩌다보니 두번이나 해버렸다. 올해 이직을 생각했던 것은 더욱 성장하고 싶었던 의지가 가장 컸기에 이직을 했는데 첫번째 이직과 두번째 이직은 조금은 다른 목적이었다. 첫번째는 프로덕트 디자이너로서 좀 더 성장하고 싶은 목적이 컸고, 두번째 이직은 예전부터 관심이 있었던 디자인 시스템을 만들고, 플랫폼 디자이너로서 디자인 시스템을 만드는 것을 경험하고 싶어서다. 목적이 조금은 달라도 두 번의 이직을 실행하고 진행했던 내 용기와 노력에 꽤나 대견하고 고생했다고 말해주고 싶다.

4~5년이라는 기간동안 한 회사에 있다가 짧은 기간이지만 새로운 환경으로 옮기는 경험을 두번을 하다보니, 정말 회사마다 환경이 다르다는 것을 느꼈다. 이번 이직을 통해 ‘난 우물 안의 개구리였구나’ 라고 느끼면서 이직 그 과정 자체에서 배운 점이 많았다. 가장 크게 배웠던 점은 이직 자체를 어려워하고 무섭다고 생각했는데, 디자이너로서 나를 평가해주고 객관적으로 얘기를 듣는 경험은 이직 성공 여부와 상관없이 굉장히 도움이 되기에 그리 무서워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이번 이직 경험 덕분에 내가 어떤 디자이너로 성장할 수 있을지에 대해 조금은 더 뾰족하게 상상할 수도 있었다.

2.여행

전 세계 사람들이 코로나로 인해 여행을 거의 가지 못했을 것이고, 나 또한 그러했다. 20살에 발급받은 여권을 스탬프로 끝까지 채우겠다는 나의 목표는 유효기간 1년이 남은 상태에서 코로나로 인해 3/4까지 채우고 그대로 멈췄다.

그나마 불행 중 다행인 것은 코로나가 없었던 1월 초에 부모님과 함께 하와이 여행을 간 것이다. 나는 코로나 종식 이후 그 곳을 또 갈 수 있지만, 부모님의 시간은 나보다 조금 더 빨리 흘러가기에 미래보단 현재에 초점을 맞추고 함께 여행을 갔던 것이 참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그로 인해 부모님도 나도 1월의 행복한 기억으로 지난 열한달을 잘 보냈다.

3.건강

올해는 좀 많이 아팠다. 크게 아프진 않았지만 꽤나 잔병치레도 많았고, 그로 인해 살면서 처음으로 한약을 지어봤다. 집에만 있어서 그런 것도 있지만 기력이 딸린다는 말을 처음으로 몸소 느꼈고 없었던 이명도 생겼다. 아무래도 이직으로 인해 환경이 변하고 적응을 해야 했기에 몸도 마음도 조금은 날카로웠을 수 있겠다고 생각이 든다. 내년엔 다시 운동도 하고, 복싱이나 러닝같은 체력을 기르는 운동과 함께 요가나 명상같이 마음을 다스릴 수 있는 마음 운동도 함께 하려고 한다. 이렇게 적어보니 더 건강에 초점을 두고 내년에는 일도, 개인적인 삶도 조금은 여유로운 사람이 되어야겠다고 다짐을 해본다. 작년 회고글을 보니 그때도 명상을 하고 싶다고 적은 것을 보니 내년엔 미루지 않고 꼭 해야겠다.

4. 사이드프로젝트

  • 디프만 8기 활동

항상 지인과 함께 사이드프로젝트나 토이 프로젝트를 했었는데, 올해는 처음으로 IT 동아리에 들어갔다. 학생인 친구들도 많았고 사회 초년생인 친구들도 많았다. 같이 젊어지는 느낌이라 좋았지만 내가 정말로 하고 싶은 프로젝트는 진행할 수 없다는 점이 조금은 아쉬웠다. 올해는 변화가 많았던 시기라 동아리 활동에 많은 시간을 쏟지 못한 부분도 아쉬웠다. 그래도 이 동아리를 통해 내가 궁극적으로 하고싶은 것이 무엇인지 조금 더 알 수 있었던 것 같다.

  • Android 일기앱 업데이트 글 작성

18년부터 진행한 사이드 프로젝트로 만든 일기 앱의 업데이트 글을 작성했다.

아직도 업데이트가 필요한 기능이 많지만, 꾸준히 받아온 피드백을 나름대로 데이터를 보면서 업데이트를 해보는 경험이 좋았고 사이드 프로젝트가 런칭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어떻게 진행해왔는지에 대해서도 공유하고 싶어서 글로 작성을 했었다.

5.스터디

  • 디자인 스터디

주변 지인 디자이너들과 함께 매월 일요일마다 디자인 스터디(aka 맛집 탐방 스터디)를 진행했다. 코로나 시국이라 1번의 오프라인 이후 계속 온라인으로 진행되고 있지만 그래도 좋다. 이 스터디를 주관하게 된 이유는 프로덕트 디자이너에서 플랫폼 디자이너로 직군의 변화가 생기면서 디자인 시스템에 대해 좀 더 공부하고 싶었다. 내가 가진 지식으로는 한계가 있기에 다양한 사람들과 같이 공부를 하면서 나누고 싶었다.

이번 스터디에서 나는 Design system이라는 책을 읽고 있는데 책에서 얻은 지식들이 많아 디자인 시스템에 관한 세미나 세션에서 해당 책에 있는 내용도 많이 첨부해 설명할 만큼, 책의 내용이 좋기에 번역한 부분과 좋은 부분들을 정리해 개인 블로그에 공유하는 것을 이번 스터디 2021년 상반기 목표로 잡고 있다.

열심히 파파고와 구글 번역을 사용하며 읽고 있는 책
  • 주식 스터디

‘동학개미운동’이라는 단어가 생길 정도로 올해는 주식이 피부로 좀 더 와닿는 한 해였다. 자본주의의 사회에 사는 만큼, 이 사회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구조적으로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운이 좋게도 지인분이 주식 스터디를 한다고 해서 올해 말 함께 하게 됐다. 아직까지는 여전히 어렵고 두려운 분야이지만 내년에는 적어도 왜 이 회사의 주식을 샀는지 설명할 수 있는 현명한 투자자가 되고 싶은 맘이다.

  • 원티드 북클럽장

이직을 두 번이나 하게 되면서 느낀 것은 회사마다 환경이 너무 다르기에 각각의 디자이너가 갖고 있는 능력이 저마다 다르다는 것이다. 그래서 개인적으로 동료분들에게 배우며 성장하는 부분이 항상 크다. 그렇다고 이러한 성장을 지속적으로 하기 위해 매번 이직을 할 수는 없으니, 서로 다른 배경과 스킬을 공유하고 공부할 수 있는 것이 스터디 외에는 무엇이 있을까 생각을 하던 중, 원티드 북클럽을 알게 됐고 내년 1월부터 북클럽을 진행하게 됐다. 북클럽장이라는 것을 처음 하게 됐지만, 나의 경험을 공유하는 자리가 아닌 책을 읽고 토론하며 자연스럽게 서로의 경험을 공유하는 자리이기에 너무 기대되고 설레는 내년의 첫 이벤트이기도 하다.

이 2권의 책을 읽고자 한다

마무리

2020년은 조금은 힘든 해였다. 물론 나뿐만이 아니라 모든 사람들에게 다들 조금 힘들지 않았을까 싶다. 그래도 그 와중에 위기를 기회로 삼아 새로운 환경과 나라는 디자이너를 외부에 노출할 수 있는 기회들을 많이 만들고자 했던 것 같다. 그래도 조금의 아쉬움이 있는 한 해인데 어쩔 수 없이 내가 사랑하고 좋아하는 사람들과 함께 하지 못한 아쉬움이지 않을까 싶다. 내년에는 좀 더 여유있고, 사랑하는 사람들과 일상을 보낼 수 있길 기도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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