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을 회고하며
올해는 큰 변화는 없지만 자잘한 변화들이 많았던 해인데 디자인 관련 활동들 및 개인적인 일들에 대해 적고자 한다.
1.회사
내가 디자인한 서비스가 비지니스 모델이 변경되면서 대대적인 UI개편을 했다. 사실 1년전에 이뤄져야했던 업데이트인데 어쩌다보니 올해 12월 초에 UI가 개편된 제품으로 서비스를 릴리즈했다. 회사에 처음 입사하면서 프로토타입이었던 제품을 런칭하고, 런칭 후 계속적으로 서비스를 업데이트했지만 이렇게 크게 UI를 개편해본 적은 처음이었다. 개인적으로 수정하고싶거나 아쉬웠던 디자인들도 이번 릴리즈를 통해 수정할 수 있어서 좋았다. 올해는 서비스에 대해 치열하게 고민해보고 테스트도 해보면서 작업하고 싶었는데, 작년에 비해 그럴 수 있었던 해가 아니었나 싶다.
회사에서 디자인 시스템을 구축하는 작업을 해보고싶었는데, 생각보다 품이 많이 드는 작업이어서 디자인 시스템까지는 아니지만 디자인 스타일 가이드를 만들었다. 개인적으로 잘한 작업이었다고 생각한다. 내가 작업한 스타일가이드는 아무래도 디자이너(그 중에서도 작업자)를 위한 작업인데 이렇게 만든 가이드가 아직까진 개발 친화적으로 만들지는 못했다. 내년에는 좀 더 개발적인 부분도 고려할 수 있는 가이드를 만들 수 있는 디자이너가 되었으면 한다.
‘Inspiration day’ 라고 해서 디자이너들끼리 서로 영감을 받은 것을 달마다 한번씩 돌아가면서 공유하는 날이 있는데, 예전에 들었던 에어비엔비 한유진 디자이너의 컨퍼런스 후기를 팀원들에게 공유하고 싶어서 어떻게 공유할까하던 도중 글로 작성한 것을 계기로 지금까지도 공유하고 싶은 것은 미디엄에다가 글로 쓰고 있다. 혼자서 막연하게 글써봐야지 했을때는 시작하기가 힘들었는데, 목적을 가지고 3~4개월마다 한번씩 쓰다보니 나름 할만했던 것 같다. 현재 쓰고있는 이 회고 또한 디자이너 동료들에게 공유할 예정이다.
올해는 꽤 많은 동료가 회사를 떠난 해였다. 올해 11월이 되면서 입사한지 4년이 됐는데, 이렇게 시간이 빠르게 지나갔나 싶으면서도 항상 함께할 것 같던 동료들이 많이 퇴사를 하면서 시간의 지남이 느껴졌던 해다. 좋은 사람들과 일을 더이상 하지 못한다는 것은 슬프지만 여기저기서 각자 열심히 일하는 것은 좋은 일이라고 생각한다. 내년엔 나도 좀 더 동료들에게 긍정적인 자극을 줄 수있는 동료가 되기를 바래본다.
2.여행
3년 근속기간이 지나서 한달 휴가를 받았다. 그 한달로 스페인과 모로코, 포르투갈을 여행했다. 대학생때도 하지 않았던 유럽여행을 하려니 참으로 준비할 것이 많았다. 막상 여행을 다녀오고 나니 한달은 생각보다 짧았고, 여행 중 생각나는 기억들은 예상보다 손에 꼽히는 듯하다. 유럽여행을 이후로 친한 친구와 제주도와 일본 교토를 갔고, 가족 여행으로 대만 가오슝을 다녀왔다. 9월에는 회사 동료와 상해를 다녀오기도 했다. 올해는 조금만 여행을 가야지 했는데 올해도 여전히 여행을 많이 간듯하다. 그래도 좋은 사람들과 얘기하면서 추억할 수 있는 무언가를 많이 만든 것 같다. 그리고 여행에서 남는건 정말 사진밖에 없다는 것을 다시금 깨달았다.
3.건강
올해는 꾸준히 지속가능하면서 재밌게 운동할 수 있는 취미를 만들고 싶었다. 어떤 목표를 위해 운동한다고 생각하니 가기 싫어지고, 운동을 안하면 스트레스받고 하는 것들이 오히려 독이 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혼자서 운동을 하는 것이 재미없기도하고, 자극이 필요하다고 생각해 사람들과 같이 운동하는 모임을 들게됐고 거기서 좋은 사람들을 만나게 됐다. 목 통증이 점점 심해져서 1:1 필라테스도 등록했고, 체형 교정에 좋다는 발레도 등록했다. 생각보다 너무 어려운 운동이지만 하는 기간동안은 잘해내고 싶다. 내년에는 좀 더 내면을 다듬을 수 있는 요가나 명상을 해볼까 생각중이다.
4.독립
올해 첫 독립을 했다. 학생때 학교 앞에서 자취해본 적은 있지만 부동산을 다니면서 직접 집을 보고, 계약하고, 전세 대출을 받아본 경험은 올해가 처음이다. 독립한지 한 4개월정도 됐는데 너무나 만족하고 있다. 작지만 나만의 공간을 꾸미고 정리하는게 이렇게 재밌는 일인지 이전에는 몰랐다.
5.사이드프로젝트
- Android 일기앱 Ver 2.0 업데이트
올해 회사에 들어와서 친해진 안드로이드 개발자와 2017년에 런칭한 일기앱의 버전 업데이트를 진행했다. 사이드로 시작한 앱이지만 앱을 배포한 것에서 끝내지 않고 사용자 피드백을 받아 버전을 업데이트하는 경험은 너무나 좋은 경험이었다. 회사 제품이 B2B다보니 사용자 피드백을 받기가 힘들었는데, 이번 데이지 업데이트를 진행하면서 회사 일에서는 배울 수 없었던 부분들을 사이드로 많이 배운 것 같다.
- iOS 여행지출앱 런칭
올해 회사 iOS개발자분과 만든 사이드프로젝트를 진행했다. 회사에서도 사이드도 안드로이드 앱만 작업해봤기에 iOS를 해보고싶은 니즈가 강했는데 그것을 사이드프로젝트로 실현했다. 이 앱을 만들게 된 계기는 여행을 하다보면 현지 물가를 체감하기가 어려워 네이버로 그날 환율을 검색하거나 대충 알고있는 환율을 가지고 계산하는 방식을 자주 사용하곤 했는데 리서치 및 인터뷰를 통해 많은 사람들이 나와 비슷하다는 것을 알게됐다. 이런 니즈가 있다는 것을 인지하고 사용자가 환전했을 당시 환율을 저장해 그 환율을 기반으로 정확한 환율의 물가를 알 수 있고, 지출을 저장해 얼마썼는지 보여주고 그것을 리포트로 보여주는 여행 지출을 관리해주는 앱을 만들었다. 아직 런칭은 하지 않았지만, 거의 마무리단계라 어서 빨리 런칭해서 사용자들에게 피드백을 받고싶은 마음이다.
- 개인 웹 포트폴리오
디자이너 커뮤니티에서 만난 사람들과 올해 초부터 매주 일요일마다 약 3개월간 포트폴리오 밋업을 했다. 그 당시에는 사이드프로젝트를 위주로 작업하고 개인 포트폴리오 작업을 하질 못했는데, 11월쯤 이대로는 안되겠다 싶어 호스팅과 도메인을 구매하고 그 이후로 계속 포트폴리오 작업을 하고있는 중이다. 해야하는데 하기 싫어서 계속적으로 미뤄왔던 작업의 첫 단추를 끼우니 너무 뿌듯하고 대견하다. 올해 잘한 일 중 하나이지 않을까 싶다.
마무리
일년 어떻게 지나갔지 싶다가도 이렇게 하나하나씩 나열하다보니 그래도 헛되게 일년을 보내진 않았구나 싶다. 어떤 것을 하더래도 좀 더 깊이있게 해보고 싶었는데 그 부분에 있어서는 조금 아쉬우면서도 분명 잘해낸 일들도 있기에 이런 것을 토대로 내년에는 좀 더 새로운 경험들이 많길 바래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