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성원으로서 일하는 것이 아닌, 구성원을 케어해야 하는 역할을 맡게 됐을 때 추천받은 책은 다름 아닌 ‘팀장의 탄생’입니다.
이 책은 페이스북 VP of Product design의 줄리 주오의 책인데요. 그녀는 페이스북에서 일하며 배운 경험들을 medium에 기고, 이후 책을 발간했다고 합니다.
이 책을 읽고 그녀의 팬이 되었는데요. 최근 Standford 유튜브에서 ‘Julie Zhuo: How a Facebook Designer Thinks’의 영상을 보고 그 영상에 대한 글입니다.
(영상에 나오는 모든 내용 및 예시를 담지 않았으니 더 자세한 내용을 알고 싶다면 영상을 추가로 보는 것을 추천합니다.)
페이스북 입사 계기
그녀(줄리 주오)는 디자인과 출신이 아니다. 스탠퍼드에서 컴퓨터 공학 학사와 석사 학위를 받은 엔지니어의 길을 걸으려던 사람이다. 그녀는 직업 체험 프로그램에 선정되어 3~4학년동안 페이스북에서 일하게 됐다고 한다.
해당 프로그램에서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로 일을 하다가 멘토가 엔지니어에서 PM으로 포지션을 바꾸며 그녀를 디자인 옆 자리로 배정하고 도망갔다고 한다.
그러다 어찌어찌 그녀의 커리어는 디자인이 되었고 당시를 회상해 보면 본인 또한 어리둥절하지만, 제품 디자인이 좋았다고 한다. 그리고 당시 페이스북의 디자인팀의 대부분은 개발 관련 업무도 병행했기에 그리 동떨어진 일은 아니었다고.
페이스북의 주요 상품은 예전도, 지금도 웹사이트가 중심이기에 이를 다루는 지식과 기술은 반드시 숙지했어야 했다고 한다. 아마 그녀의 백그라운드(엔지니어 경험)가 웹사이트 내에서 어떻게 동작하고, 어떻게 화면을 이동해야 하는지를 알고 있기에 경험 설계에 있어서도 많은 도움이 되지 않았을까 싶다.
Intro. 어떻게 성공할 프로젝트를 구분할 수 있을까?
그녀는 일을 하면서 동료와 의견을 나누며 일하는 과정 자체에 큰 즐거움을 느꼈다고 한다.
그러다 어떻게 하면 우리가 열심히 만든 제품이 고객에게 더 쉽게 쓰이고 도움이 될 수 있을지, 아이디어와 의견을 나누기 전에 이 질문에 대한 답이 있다면 초기 이 과정을 줄이고 제품의 성공과 실패를 대략적이라도 알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고 한다.
그래서 그녀는 성공한 제품들의 패턴을 찾으려고 했고, 그 결과, 좋은 제품이 올바르게 만들어지는지를 확인할 수 있는 3가지 질문을 발견했다.
이 3가지 질문은 완벽하지는 않지만, 포지션과 상관없이, 제품 단계와 상관없이 이 세 가지 질문을 계속 기억함으로써 우리가 정말 좋은 대답을 하고 있는지 체크하는 데에 많은 도움이 될 수 있다고 한다.
Q1. 제품이 해결하고자 하는 사람의 문제는 무엇인가?
첫 번째 질문은 가장 기본적인 질문으로, 우리가 해결하고자 하는 그 사람의 문제는 무엇인가?이다.
이 질문에서 사람의 문제에 주목을 해야 한다고 한다.
왜냐하면 모든 제품은 인간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존재하기 때문인데, 하지만 많은 조직과 기업은 고객의 문제보단 회사의 목적(ex. 클릭률 높이기)과 같은 회사 목적(=metric)에 더 중요하게 여기는데 회사의 문제와 고객의 문제를 동일시하면 안 된다고 한다.
직접 거리로 나가 고객들의 ‘진짜’문제점을 들어보고, 그 문제점이 바로 회사와 제품의 목적이라는 것.
수많은 정보 속에서 진짜 고객의 문제, root cause를 알고자 하면 5가지의 기준에 주목을 해야 한다고 한다.
첫 번째 기준. 간단하고 명확한 문제인가?
여기서 클릭률, 전환, 최적화 같은 단어가 쓰이면 고객의 문제가 아닐 확률이 높다고 한다. 문제를 정의할 때 ‘클릭률이 떨어져서’, ‘전환이 일어나지 않아서’라고 하면 그것은 고객의 문제도 아니고, 심지어 명확한 문제가 아니라는 것.
두 번째 기준 . 해결책이 실질적인가?
우리는 해결책을 얘기할 때 앱이나 웹사이트에서 해결하려고 하는데 이미 그 정의 자체에서 부터 생각의 범위가 제한적으로 변하기에 형식에 얽매이거나 집착해서는 안된다는 것.
세 번째 기준. 문제 해결 대신 강점만 강조하는 제품인가?
많은 기업은 본인들의 제품이 그 분야에서 최고라고 말하지만, 소비자들은 그 강점 따위는 신경 쓰지 않고 그 제품이 그들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지에만 관심이 있다.
하지만 문제는 대부분의 기업은 그 기업의 강점에만 주목하고, 그러다 보면 올바른 문제의 올바른 해결은 점점 멀어질 수밖에 없다는 것.
결국 사람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것이 곧 그 기업의 강점, 그리고 사람들이 그 서비스를 왜 써야 하는지로 발전되는 것이 맞는 방향이라는 것이다.
네 번째 기준. 왜(why)에 집중하는 것
제품이 출시가 되면 다양한 문제가 발생하는데 예를 들어 소비자들이 특정 페이지나 기능을 쓰지 않을 수도 있다. 이럴 때 표면적인 이유만 찾으려고 하지 않고, 행동에 대한 진짜 이유(root cause)를 찾아야 한다.
서비스가 너무 깊숙이 숨겨져 있는 건 아닌지? 혹은 쓰기 어려운지? 단순히 ‘사용자가 이 기능을 쓰지 않으니 알려야 해’라는 현상에서 비롯된 해결책보다 왜 쓰지 않는지 그 이유(why)에 더 집중하고 고민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한다.
마지막 기준. 감성 혹은 사회적 문제까지 해결하는가?
마지막 기준은 감성 혹은 사회적 문제까지 해결하는가?이다.
좋은 제품은 사용자의 내면에도 영향을 끼치는데, 사람들은 본능적으로 소속 욕구와 인정 욕구를 느끼는데 좋은 제품은 그런 인간적인 문제를 해결해 주는 제품이라고 한다.
한 예로 그녀는 얼마 전 육아를 주제로 한 콘퍼런스에 참석해 참석자들과 많은 대화를 나누며 그 속에서 사람들의 문제를 찾았는데 바로 아이를 가진 부모는 궁금한 게 많은 것에 비해 같이 얘기할 커뮤니티를 찾기가 어렵다는 점이었는데, 바로 이런 문제들이 ‘진짜’문제라는 것이다.
또 다른 예시로는 페이스북의 오래된 기능인 ‘좋아요(like)’와 관련된 부분인데, 많은 사람들이 ‘싫어요’를 넣어달라고 건의를 했다고 한다.
하지만 이는 사람들의 문제가 아닌, 그저 제안일 뿐이다.
우리는 왜 사람들이 ‘싫어요’ 버튼을 원하는지를 깊게 파악하고자 했고 근본적인 문제는 뉴스피드의 모든 콘텐츠가 항상 좋아요를 누를 수 없는 다양한 콘텐츠들이 있는데(ex. 누군가의 부고, 정치적인 얘기 등) 다양한 감정을 표현할 수단이 없었던 것이 근본적인 문제였던 것이다.
이렇게 사용자로부터 많은 아이디어를 얻으며 첫 번째 질문인 우리가 해결하고자 하는 문제가 사람의 문제인지를 파악하는 것이 첫 번째 스텝이다.
Q2. 이 문제가 진짜 문제라는 것을 어떻게 알 수 있을까?
두 번째 질문인 이 질문을 구조적으로 보면 know, 즉 안다는 것에 있어서는 이 문제에 대한 정량적 혹은 정성적 근거를 갖고 있는지를 봐야 하고, 그리고 real, 즉 진짜인지를 안다는 것은 가짜 문제인가를 파악한 다기보단 이 문제가 해결할 가치가 있는 문제인지를 고민해봐야 한다고 한다.
한정된 자원을 효율적으로 사용하려면 더 많은 사람들의 고민을 해결해 줄 설루션에 집중해야 한다.
예시 1. ‘그룹 추천’ 기능
한 예시로 페이스북의 그룹 기능에서 ‘관심분야가 비슷한 사람과 얘기하고 싶은데 그런 사람들을 어떻게 찾아야 할지 모르겠다’라는 사용자 의견이 있었고, 이를 검증하기 위해 많은 사람들과 인터뷰하고 갖고 있는 데이터를 봤다고 한다.
그룹 기능 팀에 속한 엔지니어가 이를 빠르게 검증하기 위해 추천하는 그룹 섹션을 추가했는데 피드에서 ‘네가 관심 있어할 만한 그룹(Groups you should join)’으로 사용자의 관심사 그룹 혹은 내 친구가 가입한 그룹 등을 추천하는 섹션을 보여주는 것이었다.
처음에는 이를 작은 추천 기능정도로 생각하고 기존과 같이 대부분의 그룹 가입은 그룹에 있는 사람의 초대를 통해 올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추천 섹션 효과는 엄청났다고 한다. 신규 멤버 중 30% 이상이 해당 섹션으로 들어온 것.
이를 통해 사용자는 자신이 초대받지 않은 그룹에 관심 있고 어떤 것이 있는지 알고 싶어 한다는 니즈가 크단 것을 알 수 있었고, 이를 적은 리소스로 빠르게 검증 및 해결할 수 있었다고 한다.
예시 2. ‘그룹 찾아보기’ 기능
또 다른 사례로는 그녀가 동창회에서 겪은 일이라고 한다. 동창인 친구들이 페이스북의 그룹 기능을 통해 동창회를 개최하려고 했는데, 문제가 많은 사람들이 이 그룹이 존재하는지 조차 몰라 이벤트를 참석하지 못하는 경우가 너무 많았다는 것이다.
그녀는 ‘디자이너 그룹’에도 속해있는데 관심 있어할 만한 친구에게 알려주면, 항상 ‘이런 게 있는 줄 몰랐어!’ 하는 반응을 받았고, 어떤 그룹이 있는지 알기 힘들다는 문제가 실제 문제인지를 알기 위해 포커스 그룹 리서치를 진행하며 추가적인 증거들을 발견할 수 있었고 이 문제는 해결할 가치가 있는, 즉 많은 사용자가 느끼는 문제라는 것을 파악 후 카테고리별로 그룹을 쉽게 찾을 수 있게 제품에 추가했다고 한다.
Q3. 정말 문제를 해결한 것이 맞는지 어떻게 알 수 있을까?
문제를 파악하고, 그 문제가 진짜 중요한지를 파악했고 이를 해결할 제품을 만들고 난 이후, 이게 정말로 문제를 해결한 것인지를 어떻게 알 수 있을까?
이 제품이 얼마나 많은 사람들에게 영향을 끼쳤을까?
물론 우리는 대시보드를 통해 다양한 데이터(사용자의 피드백, 다운로드 클릭수 등)를 제공받지만 이게 문제 해결에 대한 객관적 기준이 될 수는 없다는 것이다. 왜냐면, 사람들은 자신이 들인 노력이 있기에 데이터의 긍정적인 측면에만 주목하는 오류(bias)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때문에 문제 해결에 대한 기준은 제품 출시 이전에 만들어져야 하는데, 그래야 이러한 오류를 갖지 않고 명확한 기준으로 제품의 성공을 평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때문에 페이스북은 제품에 대해 ‘측정 가능한(measureable)’기준을 만드는데 여기서 측정 가능하다는 뜻이 항상 숫자나 통계라는 것이 아니고, 오히려 무엇이 얼마나 변화했냐에 주목한다고 한다.
그렇다면 아까 예시로 나온 ‘그룹 찾아보기(Group Discover)’ 기능의 성공 기준은 무엇이었을까?
첫 번째로, 이 기능을 통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그룹에 참여했는지를 봤다고 한다. 물론 단순 사람 수만으로는 성과를 올바르게 평가할 수는 없다. 왜냐하면 사람 주 자체를 끌어오는 꼼수는 얼마든지 있기 때문이다. (ex. 엄청 큰 join button을 넣는다던지 등)
정말 중요한 수치는 그룹에 참여한 인원들의 활동인데, 그룹 내에서 오랫동안 활발하게 참여한다면 이 기능으로 인해 의미 있는 변화가 일어났다고 판단할 수 있기 때문이다. 즉, 단순한 유입과 참가가 아닌 ‘의미 있는’ 유입과 참가가 포인트라는 것!
페이스북에서 쉽고 효과적인 의견 표현을 위해 론칭한 ‘리액션(Reaction)’기능은 어떤 기준으로 성과를 평가할 수 있었을까?
가장 가시적인 성과로는 이 기능을 사용하는 사람들이 증가하는 것인데, 특히 스티커나 댓글 등 기존의 방법으로 like 대신 다른 의견을 표현했던 사람들 중 몇 %가 이 기능을 사용해 표현했는지가 굉장히 중요했다고 한다.
왜냐면 이 전환율은 ‘리액션’ 기능에 만족했다는 지표이기에 제품의 성공을 측정하는 중요한 장치였다고.
두 번째 기준은 다른 문화권이나 시장에서 해당 ‘리액션’ 기능을 잘 사용하는지였는데, 우리가 고른 6개의 리액션이 모든 문화권을 커버할 수 있는지가 중요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사용자의 지역 혹은 인구 데이터를 보며 잘 사용하는지를 계속 확인했다고 한다.
마지막 기준으로는 이 리액션을 받는 사람(글의 게시자)들의 반응도 체크했다고 한다.
이 기준은 우리(페이스북)가 ‘싫어요’버튼을 추가하지 않은 이유이기도 한데, 이는 게시자에게 있어서 좋지 않은 경험을 주는 것뿐만 아니라 이 ‘싫어요’가 게시글에 대한건지, 게시자(나)에 대한건지에 대한 피드백도 명확하지 않기 때문이다.
때문에 리액션 기능은 유저들의 의견 표현 범위를 넓고 간편하게 표현할 수 있을 정도로 하고, 이 리액션이 게시자에게도 도움이 됐는지를 파악했다고 한다.
정리하자면,
우리(페이스북)는 제품을 평가할 때 혹은 제품에 대해 얘기할 때 이 3가지 질문을 꼭 한다.
1. 첫 번째 질문을 통해 우리 자신이나 회사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것이 아닌 문제를 겪고 있는 사용자에게 집중한 제품을 만들어야 한다.
2. 두 번째 질문을 통해 정량적인 데이터와 정성적인 인터뷰를 통해 제품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지를 파악해야 한다.
3. 세 번째 즉 마지막 질문으로는 제품의 성공이 무엇인지 평가할 기준을 만들어 객관적인 평가할 수 있게 해야 한다. 만약 그 기준을 충족하지 못했다면 되돌아가 무엇이 해결되지 않았는지를 파악하고 계속 개선해나가야 한다.
이 세 질문을 답하는 과정 자체에서 페이스북은 사용자에게 집중한 제품을 만들 수 있었다고 한다.
보고 나서
줄리 주오뿐만 아니라 최근에 EO에 나온 크리스 채도 그렇고 페이스북에서 리더 디자이너분들의 강연을 보면 메시지를 전달하는 능력이 너무 좋다고 생각했는데 그 이유가 일하는 방식에 있었구나! 하고 깨달음을 얻은 영상이었습니다.
아무리 복잡하고 파악하기 어려워도 이 세가지 질문을 통해 핵심을 잃지 않고 문제를 해결하던 방식이 스피치에도 발현되는 것이 아닐까? 싶었어요.
강연에 나온 세 가지 질문 중에서는 첫 번째인 ‘제품이 해결하고자 하는 사람의 문제는 무엇인가?’에서 가장 공감하면서 봤었는데요.
옷의 단추를 채울 때 첫 단추를 잘 끼워야 나머지 단추도 잘 끼워지는 것처럼 문제 정의하는 단계가 문제를 푸는 것보다 훨씬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이 질문이 바로 첫 단추를 잘 끼우게 도와주는 질문이라 생각했습니다.
문제를 볼 때 그저 현상이 아닌 그 현상 아래를 바라봐야 한다는 것, 즉 problem이 아니라 root cause를 알아야 하는 게 product & problem solving의 가장 큰 핵심이구나를 다시금 느끼고, 나는 지금 내가 만드는 제품 과정에 있어서 첫 단추를 잘 끼우고 있나?깊게 고민해 볼 수 있었어요.
작성한 글의 오리지널 영상은 해당 링크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